탈주 결말 쿠키없음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는 청춘.
영화 탈주가 2024년 7월 3일 개봉했다. 구교환이 주연을 맡는다고 해서 보고싶었던 작품.
이제훈 특유의 연기톤 대사는 탈주에서 보이지 않는다. 북한 말투를 사용하기 때문에.
그의 최근 출연 드라마를 보지 않아서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음.
아무튼 이 작품에서는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는 청춘을 대표하는 인물로 연기력을 뽐냈다. 상대역을 맡은 구교환은 특유의 설렁설렁한 느낌을 잘 살리면서도 북한군 장교의 매서운 눈빛과 끝까지 탈북군인을 잡으려는 끈기를 잘 보여준다.
탈주 줄거리는 매우 심플한데 전역을 앞둔 북한군 병사가 한국으로 넘어가려는 이야기를 담아냈다.
그 안에서 실패를 하기 위해 남한으로 넘어가려 하는 주인공 임규남의 필사의 노력이 일대기처럼 펼쳐진다.
극 중간에 리현상이 이끄는 부하들이 허허벌판에서 도망치는 두 명의 비무장 인원들에게 기관총을 난사하는데도 단 한 발도 맞지 않는걸 보고 좀 웃기긴 했지만, 그럭저럭 볼만한 작품이었다.
특히 실패를 할 지언정 끝없이 탈북을 시도하는 임규남의 자세와, 그와 정 반대되는 인생을 살면서 어쩔 수 없이 주어진 현실을 받아들이며 살고있는 리현상의 위치가 많이 대비되며 여러가지 생각을 갖게 하는 영화다.
운명을 받아들이고 체제에 굴복하며 사느냐 자유가 보장되어 있는 땅으로 가서 일말의 희망이라도 갖고 사느냐 하는 이데올로기 안에, 작금의 현실에 있는 나 자신을 돌아보기까지 만드는 좋은 작품이다.
현실의 상황에 대한 변명은 말 그대로 변명일 뿐, 나는 목숨을 걸고 탈북하려는 주인공의 삶보다는 그래도 나은 상황에 살고 있지 않는가 라는 반문을 던져주는 영화.
메인 테마곡으로 쓰인 자이언티의 양화대교가 오랜만에 머릿속에 계속 맴도는 독특한 영화였다.
동성애 코드를 은근슬쩍 심어놓아 자신의 처지를 끊임없이 되뇌이면서 탈북군인을 잡아야 하는 현실에 놓여있는 리현상의 캐릭터도 마음에 듦.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살자.
영화 탈주 줄거리 결말
조선인민군 륙군 제 1사단 소속 중사인 '임규남(이제훈)'은 10년간의 복무를 마치고 제대를 앞두고 있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돌아가셔서 집에 가도 반겨줄 사람이 아무도 없는 상황.
초소근무중에 불법으로 들었던 한국의 라디오를 기반으로 자유를 향해 탈북할 결심을 한다.
노르웨이 출신 탐험가 로알 아문센의 전기를 읽고 또 읽으며.
지뢰가 없는 길을 스스로 파악해 지도를 만들며 지내던 어느날 동료들과 수색을 나간 자리에 폭사한 멧돼지를 잡아다 오랜만에 포식을 하는데, 윗선들이 제대로 먹지도 못하는 부하들이 먹던 그 멧돼지 고기를 빼앗아 술판을 벌인다.
이런 상황에 이골이 난 임규남.
밤마다 그의 동선을 몰래 훔쳐보던 '김동혁(홍사빈)'이 브로커를 통해 먼저 한국으로 간 '어머니(장영남 / 특별출연)'와 여동생이 걱정된다며 같이 탈북하자 졸라댄다.
결국 비가 내리면 지뢰를 표시한 지도가 쓸모없어지기에 김동혁은, 한사코 탈북 계획이 없다 말한 임규남의 지도를 훔쳐 혼자 남한으로 내려가기로 한다.
주인공 역시 김동혁을 따라 가 보지만 둘 모두 붙잡히게 됨.
모든 희망을 포기한 순간 사건을 수습하기 위해 보위부 소속 소좌인 '리현상(구교환)'이 나타난다.
알고보니 리현상과 임규남은 어릴 때 부터 알고지낸 사이였고 규남의 아버지가 현상의 아버지 차를 몰던 운전수였던 모양.
동혁은 감옥에 투옥되어 고문을 받게 되고 규남은 현상의 배려로 사단 본부에 배치됨.
하지만 머릿속엔 오직 탈북만 있는 주인공은 술에 취한 간부를 부축해 차량을 탈취한뒤 자신이 소속된 부대로 돌아가려 한다. 오직 그 루트만이 자신이 만든 자유를 향한 유일한 길이었기에.
한편 리현상은 나라에서 지정해준 여자와 결혼하여 아이까지 갖게 됐는데, 과거 러시아 피아노 유학 때 만났던 '선우민(송강 / 특별출연)'과의 사랑을 잊고 현실에 순응하여 지내는 인물.
이후 도망친 주인공을 쫓아 탈북을 막으려 한다.
감옥에 갇혀있던 김동혁을 풀어준 임규남은 함께 남쪽으로 가려 하지만, 지도에 적혀있는 글씨와 자필 서명이 똑같은 걸 본 북한군에게 걸려 추격을 당한다.
원래 소속된 부대로 돌아가 겨우 지도의 루트를 따라가지만 이내 턱밑까지 쫓아온 현상의 부대원들에게 총살당하기 직전.
우연히 만나게 된 중무장한 '언니들(이솜, 신현지, 이호정 등)' 덕에 가까스로 목숨은 건지지만, 어머니의 생일선물로 목걸이를 준비했던 동혁은 끝내 군사분계선을 넘지 못하고 사살된다.
온갖 역경 끝에 38선 인근에 다다르게 되는 주인공. 하지만 홀로 쫓아온 리현상에게 몇 발의 총을 맞고 쓰러지게 됨.
결국 한국에서 귀순 전화를 받고 출동한 군인들에게 인계되어 겨우 탈출에 성공하게 된다.
이후 남한에서 동혁의 어머니를 찾아가 그녀의 딸과 같이 치킨을 뜯는 임규남은 청년 창업 지원 대출이 승인됐다는 문자를 양화대교 위에서 확인하게 되면서 영화 탈주는 결말을 맞는다.
사실 어릴 때 주인공에게 로알 아문센의 전기 책을 선물해준 이는 바로 리현상이었다. 체제에 순응하여 찐사랑인 선우민과 맺어지지 못한채 그럭저럭 좋은 위치에서 살아가지만, 자신은 저지르지 못한 반역을 보란듯이 실행하는 규남이 한 편으로는 부럽지 않았을까.
탈주 CGV 굿즈
CGV에서 영화 탈주를 감상하면 굿즈로 필름마크를 증정한다.
흰 군복을 입은 '북한군(서현우)' 등이 어수룩한 모습들을 보여줘 꽤나 즐겁게 감상한 작품이다.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는 삶을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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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주쿠키
글에 스포일러는 없음
장르 영화로서
‘북한’과 ‘분단’이 소재인 영화가 한동안 없었다.
제작년에 <육사오>가 나왔는데 코미디로써의 성취가 있었다.
DMZ를 공유하는 군사 분계선.
그 너머 북쪽의 초소에서 복무하는 군인이 주인공인 영화가 나왔다.
<탈주>.
남한 초소로 귀순하려는 임규남.
규남을 반드시 잡으려는 보위부 장교 리현상.
이 역할들을 이제훈 구교환이 맡았다.
나 또한 팬인 사람으로서 안 볼 수가 없었다.
북한 병사가 남한으로의 월남을 꾀한다.
이 설정은 명약관화 하기에
어떻게 첫 단추를 꿸지, 그 시작이 난 자못 궁금했다.
중사 임규남은 틈틈이 탈출 계획을 짜고 있다.
마치 ‘쇼생크 탈출’ 주인공 같아서 나름 개연성이 있었다.
이야기의 빌드 업.
여기에 나는 합격점을 주었고
그렇기에 이제 본격적으로
주인공의 탈주에 몰입하며 보았다.
이 소재는 사실 치명적이랄까 그런 약점이 있다.
볼거리, 스펙타클이 너무도 제한적인 것이다.
허허벌판인 북한 땅,
칙칙한 군 부대, 무성하고 빽빽한 나무들로 둘러쌓인 숲.
이런 것 밖에는 시각적인 효과가 없다.
그런데 영화를 보면서 깨달았다.
그런 비쥬얼이 뭐가 중요하랴.
이제훈이 나오고, 구교환이 나오는데. ㅎㅎ
이들이 핸썸한 배우들이기도 하지만,
연기력 보장인 분들이기에
빈약한(?) 배경 따위는 감상에 지장을 주지 않았다.
오히려 나는 등장 인물에 집중했다.
폐허 같은 공간들.
군사적인 긴장만이 가득한 북녘 땅.
여기에서
치열하게 움직이는 임규남과, 그를 끝까지 추격하는 리현상.
둘에 오롯이 집중한 것이다.
이런 점은 분명
대중성 보다는 예술성 (작품성) 에
좀 더 무게 추가 기운 거였다.
그럼에도 이제훈, 구교환이라는 친근한 배우들에 힘입어서
낯설지 않고 집중할 수 있었다.
중반까지도,
나는 결말을 짐작할 수가 없었다.
실험성과 오락성을 절묘하게 줄타기 하는 영화였기에,
혹여나 끝이 새드 엔딩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연출자가 이종필 감독이었다.
뒤늦게 보고 <도리화가>에 감탄했었고,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으로 입덕했던 감독.
시작부에 자이언티의 ‘양화대교’를 삽입한 영화는
그 기조 基調를 끝까지 이어 받았다.
노래 영화대교의 쓸쓸함과, 끝내 희망적인
그 정서를 말이다.
어쩌면 <탈주>는
무언가 익사이팅 한 걸 기대한 이들에게는
예상과 많이 다른 영화일 지 모른다.
나에게는
뜻밖의 지점에서 눈물이 맺히게 한
영화였다.
중간까지는 조금 심심했지만
절정으로 치달으면서 마음을 애달프게 한
멋진 영화로 기억에 간직할 것 같다.
필름 스피릿 for Narni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