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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럿 찐후기

알 수 없는 사용자 2024. 9. 11. 18:19

영화를 선택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배우입니다. 영화에 어떤 배우가 나오냐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기도 하죠. 어떤 배우가 나오는지 확인하고 영화를 선택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만큼 배우는 영화를 선택하는 데 있어 아주 중요합니다. 심지어 영화 내용과 상관없이 특정 배우가 나온다는 사실 때문에 선택하기도 하죠. 배우에 대한 이런 믿음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건 아닙니다. 오랜 시간동안 해당 배우가 쌓아온 커리어를 관객들이 그동안 보면서 믿었기 때문이죠.

자연스럽게 배우가 선택한 작품에 대한 안목을 믿는거죠. 이상하게도 흥행 작품에 자주 출연한 배우가 있습니다. 연기를 잘 하지만 신기하게도 흥행 작품에는 출연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작품성 있는 영화가 아닌 블럭버스터요 영화에 출연했는데요. 그만큼 배우도 작품을 보는 눈이 중요하죠. 이런 걸 잘 알고 있기에 관객은 배우를 믿게 되는거죠. 해당 배우가 출연한 작품은 내가 돈을 내고 극장에 가서 봐도 재미있겠다. 이런 믿음을 갖게 된 배우는 많지 않죠.

한 두 작품에 출연했다고 그런 믿음을 갖지는 못합니다. 조연도 아닌 주연으로 몇 작품을 출연해서 흥행해야 가질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이런 배우는 많지 않은데요. 영화 <파일럿>은 조정석이 출연합니다. 조정석은 출연한 작품이 전부 흥행에 성공한 건 아닙니다. 기복이 좀 있습니다. 그럼에도 조정석이 출연했는데 믿음이 가는 장르가 있습니다. 바로 코믹 장르죠. 조정석이 처음으로 이름을 알린 것도 코믹 연기였습니다. 조정적이 출연한 작품이 많지만 성공한 작품은 비슷합니다.

조정석이 심각한 캐릭터를 연기한 작품보다는 코믹한 연기를 할 때 재미있었습니다. 다른 주연급 배우와 함께 출연했을 때는 몰라도요. 단독 주연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은 제 기억은 언제나 코믹 장르였습니다. 이번 영화 파일럿은 예고편이나 포스터만 봐도 느껴지죠. 조정석이 혼자서 모든 걸 해내는 코믹 장르라는 걸요. 여장남자 역할입니다. 조정석은 워낙 유명한 스타라 여자로 화장을 해도 모를 리가 없죠. 포스터를 보면 의외로 여자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화장기술이 워낙 뛰어나다고 해야겠죠. 아무리 여자처럼 화장한다고 여자로 보이는 건 쉽지 않죠. 특히나 남자는 기본적으로 체격이 있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영화를 보니 조정석이 캐릭터를 위해 살을 꽤 뺀 것이 아닐까싶더라고요. 흔히 이야기하는 떡대가 크지 않더라고요. 원래 조정석이 체력이 우락부락한 스타일이 아니긴 했어도요. 운동도 안 하면서 살을 뺀 게 아닐까싶더라고요. 영화 초반에 조정석이 달리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이게 처음과 마지막을 장식하고요.

여기에 유퀴즈가 나오더라고요. 유재석과 조세호가 진행하는 인터뷰 프로그램인데요. 뜻밖에 나오다보니 저절로 웃음도 살짝 나도 모르게 생기더라고요. 이상하게도 이게 영화인지 진짜 유퀴즈인지도 헛갈리기도 하고요. 조정석이 연기한 한정우는 뛰어난 파일럿이었죠. 방송에도 출연할 정도였습니다. 그러던 중 회식 자리에서 한 말이 문제가 되죠. 승무원에 대한 품평을 미모와 관련되어 말하는데요. 내용이 퍼지면서 회사에서 짤리게 되고 집에서도 이혼을 당합니다.

실력은 좋지만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찍혀 어느 곳에서도 취직이 안 되죠. 그런 상황에서 신생 항공사가 부기장을 뽑는데 여성과 남성 비율을 반반으로 하죠. 술에 취해 응시를 했는데 합격이 되죠. 동생 이름으로 제출했는데요.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내용이 펼쳐지며 코믹한 상황이 이어집니다. 무엇보다 남자였으니 그대로 면접볼 수는 없겠죠. 마침 동생인 한선화가 뷰티 유튜버라 아주 깜쪽같이 화장을 합니다. 사실 말이 안 되는 상황이긴 한데 영화에서 늘 허용되죠.

부기장으로 들어간 한정우는 한정미라는 이름으로 일을 시작하게 되고요. 그곳에서 또 다른 부기장인 이주명과 기장인 신승호와 함께 몇몇 에피소드도 생기고요. 영화에서 조정석이 보여주는 코믹 연기는 저절로 웃게 만들어줍니다. 영화를 보는 가장 큰 이유가 조정석이 나를 웃게 만들어 줄 것이라는 믿음이었는데요. 믿음대로 조정석은 여자 역할을 하면서도 남자 목소리도 내며 재미있게 해주더라고요. 그런 상황을 너무 능숙하게 풀어내는 게 웃게 만들죠.

또 다른 코믹 연기는 한선화와 신승호가 하는데요. 한선화는 어느 정도 코믹 연기에 특화된 캐릭터가 있습니다. 이번 영화에서도 그걸 보여주는데요. 사실 젊은 여배우가 입에서 물 떨어뜨리는 연기는 쉽지 않았을텐데 해내더라고요. 그 외에도 조정석과 함께 보여준 코믹 연기는 둘이 있을 때 기대를 갖게 해주더라고요. 신승호는 키도 크고 목소리도 두꺼워 코믹한 연기를 기대하기 힘든데요. 의외로 출연한 작품에서 무게감 있게 가벼운 연기를 자주 보여주더라고요. 덕분에 재미있고요.

영화 내용은 예측한 대로 흘러가는데요. 마지막을 어떤 식으로 풀어낼 지 궁금했는데요. 뻔하다면 뻔했지만 생각보다 잘 풀어내더라고요. 억지스럽지 않게 여장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괜찮았습니다. 보면서 계속 웃게 되었거든요. 더운 여름이 매일 이어지면서 지친 사람에게 웃음만큼 좋은 약도 없죠. 극장에서 시원한 에어컨을 맞으며 웃으며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작정하고 웃긴다고 한 영화인데 성공했습니다. 조정석을 믿고 본 사람들에게 웃음을 준 영화네요.

핑크팬더의 한 마디 : 팝콘 먹으며 웃으며 보면 재미있다

그래서 봤음.

수란잔 리뷰 영상 보려고 실제 영화 직관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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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보단 재미있었음.

걱정보다, 웃기려고 작정한 그런 코미디 영화는 아니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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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믹한 설정 자체에서 오는 재미가 있었지만

설정 자체가 너무 말이 안되게 황당하다는 것이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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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좀 웃자고, 가벼운 자세로 보기에

나쁘지 않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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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주요인물:

한정우 (배우: 조정석)

1980년생. 선망의 대상인 스타 파일럿에서 졸지에 해고 통지를 받고 실업자가 된 인물.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소위 ‘미친 변신’을 시도한다.

윤슬기 (배우: 이주명)

쿨하고 당찬 파일럿. 정미로 변신한 정우와 속마음을 나누는 사이가 된다.

한정미 (배우: 한선화)

1992년생. 한정우의 동생. ASMR을 하는 뷰티 크리에이터이자, 정우의 여장의 아이디어를 간접적으로 제공하고 여장을 완성시킨 장본인이다.

서현석 (배우: 신승호)

1988년생. 한정우의 공사 후배이자 한정미의 파일럿 동료 및 회사 선배. 같이 일하는 여자 동료(기장, 승무원)들에게 찝적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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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인물:

정우 아내 (배우: 김지현)

한정우의 와이프로 정우의 무심함과 무관심으로 인해 이혼을 요구한다.

김안자 (배우: 오민애)

정우, 정미 남매의 엄마, 트로트 가수 '이찬원'을 굉장히 좋아하는 팬덤 '찬스'이자 '찬또할미'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이다.

노문영 이사 (배우: 서재희)

극 중 흑막이자 최종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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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출연:

유재석 (배우: 유재석) - 유퀴즈 진행자1

조세호 (배우: 조세호) - 유퀴즈 진행자2

문상훈 (배우: 문상훈) - 유튜버

노정욱 상무 (배우: 현봉식) - 노문영 이사의 남동생이자, 현대시대에 성차별적 발언을 꺼내어 이를 수습하려던 정우를 나락으로 가게 만든 만악의 근원

동료 기장 (배우: 서현철)

<청년경찰> 강희열 (배우: 강하늘)

공군 출신 기장 (배우: 이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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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나무위키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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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적인 워딩:

불광불급 -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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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작중 조정석처럼

한정우/한정미 이렇게 미치면 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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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

1)

아무리 코미디라도

여장남자, 남장여자

이런 거 별로 좋아하지 않음.

내가 그렇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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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군, 신신, 부부, 자자.

이런거 좋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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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조정석의 여장 연기는 괜찮았음.

나름 진지하게 연기를 잘했음.

그래서 차라리 재미있었음.

웃기려고 노력했으면 되려 재미 없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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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수란잔의 영화 해석은 정말 대단함.

코미디 영화에서 저정도의 분석을 해 내다니.

물론 감독이 의도한 연출이 있었겠지만,

그것을 알아봐 주는 이가 있다는 것은 큰 축복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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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수란잔의 분석에 동의하며,

감독이 ‘돈, 명예 등을 쫓지 말고 네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해’라는

일차적인 메시지를 영화 속에 담았다고 보여짐.

수란잔의 영화 <파일럿> 해석

하지만 이런 메세지는 진부한 것이면서,

개인적으로는 사실 잘못된 메시지라고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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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럴 수 없으면서 (되려) 그렇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은 비겁한 것임.

‘그럴 수 있어야, 그러고 싶지 않을 수 있는 것’임.

‘그럴 수 있으면서, 그럴 수 있고 난 다음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지 않겠다’고 선언할 수 있어야 비겁하지 않은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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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명예를 쫓는 것’은 결코 나쁜 것이 아님. 모두가 원하는 것임.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면서까지 돈과 명예를 쫓는 것이 나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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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지키면서, 자신의 역량을 성장/발전시켜나감으로써

돈과 명예가 따라오게 해야 한다고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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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해서는 결코 계속 좋아하는 그 일을 계속 할 수 없는 경우가 많은 것 같음.

자기가 잘하는 일을 해서 경제적인 자립을 한 다음에 자기가 좋아하는 그 일을 계속 할 수 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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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중 조정석은 어그로를 끌고 다른 사람의 주목을 받는 것을 좋아했고, 비행기 조종은 (물론 좋아서 시작했지만) 사실상 그저 잘하는 일이였던 것 - 그래서 작중 추락하는 비행기까지 잘 조종해 승객들을 모두 살리기도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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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중 조정석은 자기 자신이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좋아하는지 헷갈리기 시작했던 것.

결국 철저하게 자기 자신을 잃어버렸던 것으로 - 스스로 자기 기만의 모습도 보였음 -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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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지막, 경비행기를 모는 조정석의 얼굴표정이 썩 밝아 보이지 않았음.

수란잔의 말마따나, 정말 자신이 그저 ‘비행만 하면 되는’ 그런 캐릭터가 아니였던 것. 그 말은 그저 작중 필요에 의해 한 번 내뱉은 핑계였을 뿐어였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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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보면, 수란잔의 분석이 다소 말랑했던 것 같기도.

하지만 최선이였음은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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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불광불급.

되려 이 영화는 잘못된 결심을 부추길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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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석처럼 미치면 결코 안됨.

이것은 다만 코미디 영화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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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조정석은 인생 바닥으로 떨어진 것이 아니였음.

자신의 말마따나 ‘그저 가진 것을 잃고 싶지 않아서’ 그 발광을 했던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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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지막에서처럼, 처음부터 그냥 외쿡에서 경비행기 조종을 했으면 됐을 일임.

그런 차원에서 이 영화는 잘못된 ‘물질주의’를 부추길 수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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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추락은 결코 행복한 일이 될 수 없음.

그것을 결국 행복한 일, 행복한 기억으로 만들어 내는 사람의 노력과 각성이 필요할 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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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클리셰적인 남성 빌런이 서현석이였다면

클리셰적인 여성 빌런은 슬기와 노문영 이사였음.

(슬기 역의 이주명, 노문영 이사 역의 서재희 - 두 여성 배우의 연기, 꽤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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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코미디 영화니까,

웃자고 만든 영화니까,

말도 안되는 설정이니까,

결코 따라해서는 안될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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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코미디 영화에 교훈적인 메시지를 담거나 또는 찾는 것이

사실상 매우 요원한 바램이었지 않나 싶기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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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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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영화는 상당히 재미있었습니다^^

수란잔의 분석 또한 매우 날카로웠습니다. 늘 응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한 한국 영화도,

화이팅^^